21년을 어떻게 살아왔던가.. 나름 설레는 대학교 1학년이었는데
월별로 뒤늦은 기록을 해보려 한다. (주로 음식 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원래 이럴 의도는 아니었다.)
* 굉장히 길다. (다 읽는 사람이 나 밖에 없음을 장담할 수 있다.)
* 사진이 많음.
1월
수시 6 광탈을 겪었던 현역 때와 달리 대학을 3개를 붙어버렸다.
참 웃긴 게 하나만 붙었더라면 어떤 대학이라도 절하며 들어갈 텐데 선택권이 내게 있다 생각하고 비교하다 보니까 학교의 단점을 알아버렸다. 뭐 일찍 알아버려서 실망하지 않았다고 좋게 생각하자.
어떤 대학을 갈 것이냐에 대한 부모님의 의견과 내 의견이 달라 싸웠었다.
결론적으로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며 내 의견으로 결정해서 지금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합격소식을 전하면서 이리저리 놀러 다니긴 했는데 코로나 19가 갑자기 무서워져서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그래도 집에 콕 박혀서 아이패드도 구매하고 워커도 구매하고 인터넷 쇼핑을 좀 많이 한 듯하다.
그리고 교정을 시작했다. 시작했을 때 의사 선생님 말로는 1년 반 정도 걸린다고 하셨다.
2월
본격적으로 진로 고민이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는 신경외과에 가고 싶었고
고등학교 2학년때는 컴퓨터공학과에 가고 싶었고
고등학교 3학년때는 화학공학과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재수하면서는 글쎄,, 그냥 대학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무조건 사람 많이 뽑는 과에다 나의 소중한 원서 6장을 넣었다. 아마 이 전략이 통한 것 같다.
그렇게 붙어버린 대학 중 2개는 전자전기공학과였고 하나는 자율전공이었으니..
물리를 싫어하는 나는 전자전기를 가는 것은 무리다라고 생각을 하여 화학공학과에 진학할 생각으로 자율전공학부를 선택했다.
막상 화학공학 전공을 선택하려 하니 화공의 주 무기라 생각했던 PEET도 사라졌고 그렇다고 제약회사에서 하루 종일 연구하고 있는 나의 미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다른 학교 소프트 웨터 학과에 진학하게 된 친구를 하나 꼬셔서 방학 동안 파이썬을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이때는 살을 빼겠다고 등산을 다녔다. 아니다 취소다.
(아무래도 살을 빼겠다고 라는 목적을 붙이기에는 이 시기에 먹었던 음식 사진이 정말 먹음직해 보이니까.. )
3월
개강을 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도 신기하고 교수님과 동기들의 존재가 참 설레었다(?)
그런데 점차 방학과 다를 것이 없다 생각되어 너무 속상했다. 그 와중에 친구네 학교는 대면 수업이 있어서 굉장히 부러웠다.
대학교 친구를 사귀겠다는 마음가짐이 학교 상황에 의해 0으로 수렴했고 친구들과의 잦은 만남으로 울적함을 달래었다.
동아리는 한참을 고민하다 학술 동아리 2개를 가입했는데 하나는 알고리즘 쪽이고 하나는 개발 쪽이었다.
왜 학술동아리만 가입을 했냐면. 친목 동아리 중 마음 가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주 다행히도 알고리즘 학술 동아리에서 멘토 멘티를 모집하길래 세상 빠르게 신청했고 다행히 멘토님을 배정받았다ㅎㅎ동아리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스터디를 진행하였다.
나는 백준 그룹을 통해 처음으로 소속감을 얻었다.
4월
대학생활에 나름 적응도 되었다.
평일 3~4시까지는 집안에서만 온라인 수업을 듣다가 저녁이면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다. 4월부터 중간고사 일정이 나오기 시작해서 나름 공부란 것도 했다. 물론 중간고사는 집에서 보는 온라인 시험..
대학교에서는 시험기간이면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간식을 쏜다. 물론 내가 냈던 학생회비를 써서.. 그렇지만 정말 선물 받는 기분이다.
컴퓨터공학과 내에서 프로젝트 대회를 개최한다고 하길래 열정 만점 패기만점인 새내기 역할을 해보기 위해서 신청했고 팀 배정도 받았다.
너무 기대가 되었다.
5월
외할머니랑 가족들이랑 제주도에 갔다.
6월
기말고사를 보는 한 달. 들였던 노력만큼 결과가 나왔다.
tmi지만, 기말시험을 앞두고 매복 사랑니를 총 4개 뺐다.
힘들었지만 힘든 핑계로 공부도 쉬고 덕분에 잘 놀면서 공부했다.
그런데 아픔뿐만 아니라 외형적으로 햄토리가 되어서 살았던 2주였다.
그렇다 6월은 종강 시즌이다.
한 학기를 온라인으로 다녀서 그런지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뭔가를 끝마쳤다는 성취감은 꽤 컸다.
한편으로는 온라인으로 대학생활의 1/8을 끝마쳤다는 마음에 아쉬웠다.
방학이 시작되자 뭘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우선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다녔다. (그래 봤자 총 2개)
한 군데에서는 너무 어려 보인다고 선생님처럼 안 보일 것 같다고 하고 거절당하고 한 군데에서는 그냥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거절당했다. 씁쓸하긴 해도 취업할 때는 더 많이 까일 거라는 이상한 믿음으로 이겨냈다.
지난 전공수업 때 같이 팀플을 했던 현 'HBS대장'님께 연락이 와서 파이썬 스크레이핑 프로젝트를 한번 해보자고 제안하셔서 하기로 했다.
7월
말 그대로 '방학'이었다.
아르바이트 면접에 다 불합격하고 행복하게 백수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 놀러 다녔다.
그리고 라섹수술을 했다. WOW. 사실 친구가 한다고 하길래 나도 한 건데 그 친구는 수술을 2년 뒤에 하기로 결심했고 결국 나만 했다.
후회하냐고 묻는 다면 No. 그렇지만 안경 쓴 내 모습이 가끔 그립기도 하다(?)
동아리 면접을 봤는데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말재주가 없다는 사실을.. 나름 예상 질문도 준비해 갔는데 적중률 0%
그런데도 합격을 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학교 팀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역할분담이 되었고 나는 조금이나마 배우기 쉬운 프런트엔드를 2학년 선배와 함께 맡기로 했다.
전공자는 그래도 벡엔드를 해야 한다는 주변의 잔소리(feat. 아빠)가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의 책임감을 갖고 공부하기에는 프론트엔드 공부도 벅찰 것 같다는 생각에 벡엔드 공부는 내년의 나에게 미뤘다. 그렇게 flutter 프론트엔드 공부를 시작했다.
아참, 이 블로그도 7월달에 태어났다.
플러터 공부하러 갔던 스타벅스에서 태어났다.
8월
역시나 방학이었다.
일자리도 없는 백수였기에 더더욱 펑펑 놀았다.
휴머노이드 로봇 캠프에 갔더니 전전과 컴공으로 이루어진 우리 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계공학과를 다니고 계신 분들이셨다.
친해질 기회가 적어서 마지막 날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스몰토크를 나누었는데 못 친해진 것이 아쉬웠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고 똑똑하고 성실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언젠가는 나도 그 축에 속하고 싶다.
ICPC SInchon 연합 동아리 운영진 면접도 보았다.
하이아크 면접 때 보다 더 떨었고 논리적이지 못한 이상한 소리를 한 것 같았는데 정말 운 좋게 운영진이 되었다. 이건 정말 운빨이 크다.
9월
개강을 했다.
파마도 했다. 새로운 전공 교수님한테 홀릭되었다. 영 & 스마트.
개강을 하고 생활패턴때문에 결석 처리되는 지각을 하고 있었던 날에 캠을 켜는 수업인 전공수업을 들으며 잠시 핸드폰을 보았는데 전에 면접을 봐서 불합격을 줬던 학원에서 문자가 왔었다. 출근하실 수 있냐고.
어쨌거나 나로서는 시급이 높은 꿀알바였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출근 할 수 있다고 하고 1.5개월의 단기 근무 계약을 했다.
중학교 2~3학년 아이들 수학 조교 역할을 했었는데 보람차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돈도 벌고 조금 피곤한 것만 빼면 완벽했지만 학원 입장에서는 내가 완벽해 보이지 않았는지 근무 연장을 시켜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재밌었던 경험이었다.
1학기에 동아리에서 아무리 열심히 활동을 해봤자 얻는 것은 알고리즘 지식과 선배밖에 없다는 사실에 속상했던 나는 (물론 이마저도 정말 감사하다) 전에 같이 프로젝트하기로 했던 '대장'한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스터디에 끼워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나의 2021 favorite을 만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를 합류시키는 데 스터디 팀원들이 회의적인 편이었다고.. (사유는 내가 들어오게 되면 홀수가 되어서)
하지만 나의 끊임없는 들이댐으로인해 친목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은근 뿌듯.
어쨌거나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1학년 동기들은 cute하고 착했다. 아주 소중한 친구들이다. 절대 놓지 못해.
이 친구들이 모여 불코노(혹은 불코도)가 된다.
사실 9월달에는 온라인상으로만 만났다.
10월
만남의 달이었다.
신촌에서 ICPC Sinchon 운영진분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너무 좋은 분들이셨다. 운영진 할 맛 난다.
학교 프로젝트도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기에 4명에서 한자리로 처음 모였다.
말도 편하게 하기로 하고 20학번이었던 선배랑 친구 하기로 했다. 다들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행복했다.
결과는 39등. ㅋㅋㅋㅋㅋㅋ 그냥 아는 것만 풀었다.
좀 아쉬웠던 것은 전공공부하느라 머리 회로가 이제 python이 아니라 C언어로만 돌아갔던 점이었다.
자율전공이 아니었더라면 저학년 3등 상을 받을 수 있는 등수였는데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 아쉬움이 없었다.
차라리 저학년 1등을 했다면 좀 더 아쉬웠을까?
11월
중간고사도 완전 끝이 났겠다. 동기들이랑 수요일 스터디하기 전에 신촌에 모여서 술을 먹었다.
언니랑 홍대에서 퍼스널컬러 진단받고 데이트했다. 개인적으로 연어덮밥을 좋아하는데 왠지 저 날은 맛이 없었다.
엄마랑 아빠랑 주말 데이트
결국 다연이랑 나는 취미생활 같은 조로 배정받아서 보드게임을 하러 갔다. 거기서 만난 선배도, 동기들도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서경이랑 신촌에 있다는 찰리주막을 갔는데 정기휴무라 실패했다. ㅠㅠ 대신 그 옆에 있던 고깃집으로 가서 배를 채웠다. 돼지껍질을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다.
수능 끝난 친구들과 의왕 레일 바이크를 타러 갔다. 풍경이 진짜 그림같았다.
12월
기말고사의 시작이다.
기말고사 시즌과 동떨어져있는 교양영어 시험을 보고 친구랑 금복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기말 시험도 끝이 나고 나는 종강 여행으로 여수를 선택했다.
삼합에다 볶음밥까지 완벽했고 숙소도 진짜 너무 좋았다.
술 먹고 과자랑 맥주를 사들고 옥상에서 여수를 즐겼는데 뷰도 멋졌다. 사람이 우리밖에 없어서 더 좋았다.
암튼 이렇게 12월도 끝냈다.
음 빠진 것이 있다면 불코노에 희수를 영입시킨 것인데.
뭐 암튼 그렇게 불코노에 뉴비가 들어왔다.
내가 희수를 불코노에 데려오려고 여러 번 밑밥을 던졌는데 결과적으로는 재현오빠가 데려왔다. ㅋㅋㅋㅋ
뭐 암튼 열심히 살았던 21년이었다.
22년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영향을 받고 나를 더 발전시키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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